프란치스코 교황,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교령 발표 허락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이 확정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7일 한국천주교회가 청원한 순교자 124위의 시복을 결정하는 교령을 발표하도록 교황청 시성성 장관 안젤로 아마토 추기경에게 허락했다고 교황청이 8일 발표했다. 이로써 한국 천주교회는 1997년 주교회의 가을 정기총회를 통해 초기 박해시대 순교자들에 대한 시복시성을 통합 추진키로 한 지 17년 만에, 교황청 시성성에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청원서를 공식 접수한 지 5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 천주교회는 교황청 시성성이 124위 시복 교령을 발표하는 대로 시복식 준비위원회를 구성, 본격적인 시복 준비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2005년에 발표된 시복식의 새로운 절차에 따르면, 시복식은 현지 교회에서 거행하도록 돼 있다. 현재로서는 8월 16일 서울 개최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최지로서는 서울 광화문광장과 여의도 한강둔치,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성남비행장 등과 함께 윤지충 바오로의 순교지인 전주도 거론되고 있다.
124위 시복이 확정됨에 따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도 유력시되고 있다. 교황청 대변인 페데리코 롬바르디 신부는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교황청 실사단이 조만간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8월 10~17일 아시아ㆍ한국 청년대회를 개최하는 대전교구는 교황에게 공식 초청장을 전달한 바 있으며, 한국 정부와 한국 주교회의도 교황 방한을 요청한 바 있다.
이번 124위 시복 결정이 있기 전까지 한국 교회는 두 차례 순교 선조들이 시복되는 기쁨을 누렸다. 첫 시복식은 1925년 7월 5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거행됐다. 이때 기해박해와 병오박해 순교자 79위가 시복됐다. 이어 1968년 10월 6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두 번째 시복식이 거행됐는데, 이때는 병인박해 순교자 24위가 시복됐다. 두 차례의 시복으로 복자가 된 103위는 1984년 여의도에서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주재로 시성됐다.
이번 124위 시복 결정으로 한국 교회는 여의도 시성식 이후 30년 만에 순교 선조 124위를 복자로 모시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특히 이전 두 차례의 시복 모두 파리외방전교회의 주도적인 노력으로 이뤄진 데 반해 이번 124위 시복 결정은 한국 천주교회가 전 교구의 뜻을 모아 자력으로 추진해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뜻이 깊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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