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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양초
    조종래  작성일 2023.05.18  조회 161     

작은 양초


바닷가에 사는 어떤 사람이
어느 날 저녁에 양초 한 자루를 집안에서 찾아냈다.
그리고 그 양초에 불을 붙여 들고서,
바람이 쌩쌩 부는 집 바깥의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주인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양초가 물었다.
"주인님, 도대체 무얼 하려고 그러십니까?
나를 꺼지지 않게 하려고 애쓰다가
행여나 넘어지기라도 하는 날이면
크게 다치지 않겠어요?"
"자네와 함께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바닷가의 어부들에게 빛을 주려고 그러네.
어떻게든 자네를 꺼지지 않게 할 테니,
내 걱정은 하지 말게."
"바닷가의 어부들에게
나처럼 연약한 양초로 빛을 비춰 준다고 해서
별다른 문제가 되겠어요?"
"그거야 모르지, 바닷가의 어부들은 물론이고,
저 멀리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큰배들에게도
빛을 비춰줄 수 있고,
폭풍이 몰아 닥치면
그들이 이 항구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잇도록
길을 일러줄 수도 있을런지 누가 알겠니."
"아이쿠 주인님, 나처럼 연약한 양초의 빛이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 더구나 지금은 바람마저 쌩쌩 불고 있잖아요."
"자네에게서 나오는 불빛이 아무리 연약하다고 하더라도
캄캄한 밤에는 대낮의 햇빛과도 같은 법이라네.
그러니 자네는 쓸데없는 걱정은 말고,
다만 계속해서 최대한으로 자네 몸을 태우기만 하게.
나머지는 다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그리고 나서 그 사람은 마침내
언덕 위에 세워진 등대에 도착해서 등대의 불을 켰다.
우리는 우리에게서 나오는 가느다란 불빛이
뭐 그리 대단하겠느냐고 생각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하느님의 계획을 다 알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태울 수 있을 만큼
최대한으로 태우기만 하면 된다.
나머지 일은 모두 하느님께서 다 알아서 해 주신다.
우리에게 쏟아지는 하느님의 은총에 협력하는 일이
우리에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빛이 되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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