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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주 천주교 순례길(언양성당) - 가톨릭 신문
    언양성당  작성일 2020.01.12  조회 220     


 

울산 울주군 천주교 순례길(언양성당) - 가톨릭 신문 

경상남도 천주교 신앙의 발원지로 꼽히는 울주군에 천주교 순례길이 조성됐다.
울산광역시 울주군(군수 이선호)은 지역교회와 연대, 근대문화유산인 언양성당을 중심으로 울주군 상북면과 두서면 일대 성지와 신앙유적지를 잇는 '울주 천주교 순례길'을 선보였다.
부산교구 울산대리구(대리구장 김영규 신부)도 언양성당과 공소 등을 신자 뿐 아니라 지역민 등 일반인들을 위한 순례와 쉼의 공간으로 열어 더욱 관심을 모은다.
울주군 언양읍 일대에는 1790년경 천주교가 전래됐다. 또한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살면서 조성한 교우촌과 그 신앙의 맥이 꾸준히 이어졌으며, 외국인 선교사 등의 활동에 힘입어 지역 복음화가 활발히 펼쳐졌다. 특히 외국인 선교사들을 비롯한 초기교회공동체 활동은 지역사회 성장과 발전의 든든한 디딤돌이 됐다. 구체적으로 교회가 펼친 교육과 의료, 문화적 지원 등은 지역사회 근대화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이른바 영남 알프스의 한 자락인 가지산 아래에 자리 잡은 언양성당과 사제관도 지역 최초의 석조건물로, 등록문화재 제103호로 지정됐다. 울주군 일대 산세를 수식하는 '영남 알프스'라는 표현 또한 프랑스 선교사들이 이곳이 고향 마을 알프스 자락과 닮았다고 말하면서 구전된 것으로 알려진다.
지역자치단체들은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등을 위해 지역 내 근대문화와 역사 등을 재조명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교회의 역할과 역사적 가치를 재발견하고, 천주교 순례길 조성을 추진하게 됐다.
울주 천주교 순례길은 3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그중 1코스는 신유박해(1801년) 이후 박해를 피해 언양 지역으로 모여든 신자들이 형성한 교우촌을 둘러보는 길로, 인보성당에서 시작해 하선필·상선필·탑곡공소에 이르는 8.1㎞의 길이다.
순례길의 가장 중심이 되는 2코스는 언양성당에서 출발, 길천·순정·살티공소를 거쳐 살티순교성지에 이르는 13.1㎞ 거리로 조성됐다.
국내 유일의 천연 석굴 공소인 죽림굴을 찾아 영남 알프스에 오르는 3코스는 배내골에서부터 3.2㎞를 걸어 죽림굴(대재공소)에서 순례를 마무리하는 여정이다.
순례길에 대한 안내와 가이드북은 언양성당에서 받을 수 있다. 이 가이드북은 성당과 공소에 설치된 스탬프를 찍으며 순례할 수 있도록 여권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스탬프 9개를 모두 채운 순례객들은 울산대리구가 수여하는 순례 축복장을 받을 수 있다.
언양본당 주임 김현 신부는 “예전 외국인 선교사들은 직접 선교를 위한 편협한 목적이 아니라 이웃에 대한 사랑과 나눔의 실천으로 다양한 문화적 자원을 공유하고 교육 등을 지원했다”면서 “이 시대의 교회도 지역주민을 비롯한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갈 때 더욱 생기를 띠며 교회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해나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언양본당은 성당에서 죽림굴에 이르는 순례길에 식생매트를 까는 1차 사업을 완료했다. 조만간 본당은 2차 사업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지역민들에게도 개방하는 복합문화공간 건립과 신앙유물을 기록유산으로 등재하는 사업 등도 본격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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